초등 동창 모임이 있는 날.
竹巖 리드민
세월이 너무나 무섭다.
돌아 보건데 일제 강점기 초등학교 3학년때 해방을 맞이하고 6.25, 4.19, 5.16, 을 거치면서
자라온 우리 세대들은 참으로 희구한 일련의 역사를 경험한 세대 들이다.
그래서 우리 죽마고우 초등학교 동창들은 그 끈끈한 역사가 말해 주듯이 동창이 아닌
형제같고 한 가족 같은 인간미가 넘쳐흐르는 사이가 되었다.
많은 친구들이 서울로 올라와서 살았으나 지금은 많이 가고 또 아프고 모두가 여생을 힘들어 한다.
오늘도 모여서 고향을 그리며 용산에서 만나 웃고 떠들고 지난 옛일을 생각하며
즐겁게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약 2주일 전부터 모임을 알려서 오늘을 잊지 않도록 다짐을 해서 모인 것이다.
이제는 기력도 약하고 기억도 부족하고 그저 입만 놀려서 마음껏 떠들어도
한껏 즐거운 친구들이다.
떠나고 아프고 불참한 친구들 때문에 오늘은 겨우 정원 5명으로 압축했다.
나온 친구들마저 허리며 다리며 몸이 아프다고 해서 많이 안타까운 심정이다.
인생은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또 맞이하나 보다.
우리는 용산역에서 12시반에 만나서 오늘도 남도 미향 식당으로 행했다.
마침 벌교 꼬막 비빔밥은 우리들의 입맛을 돋우어 주린 배를 채우고도 남았다.
모두가 맛있게 잘 먹었다고 말한다.
항상 용산역은 여행객들로 대만원을 이루고 있어서 서울의 남부 관문이다.
점심시간은 사람들로 식당이 빈자리가 없는 실정이다.
우리가 좋은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는 것도 요행이라 생각했다.
모처럼 만나서 점심을 잘 먹고 따뜻하고 행복한 회식 자리가 되었다.
이제는 술은 멀리 가고 적당한 양으로 맛있는 음식만 즐겨 찾는 세대가 되었다.
인천 영종도에서 온 친구나 수지에서 온 친구나 한번 보기가 그렇게도 힘들다.
자주 만나 식사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하지만 그렇게 쉽지가 않다.
만나면 행복한 순간이고 어려서부터 같이 자라온 친구들로서
우리는 각자의 행복을 서로가 공유하면서 사는 시대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초등학교 동창이 가장 좋고 가깝고 서로를 잘 이해하고
서로 돕고 의지하고 산다.
인간이 살면서 누구나 모든 면에서 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서로 부족한 면을 채우면서 사는 세대가 곧 우리 세대라고 본다.
식당을 나와 찻집으로 가서 서교장이 차를 사서 잘 마셨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도우며 협조하며 살아가고 있다.
다음은 다른 식당으로 가서 메뉴를 바꿔가면서 먹자고도 했다.
또 인천에서 몸이 불편해서 못나온 친구가 초청이 있어서 인천으로 가자고도 했다.
멀리 온 친구들을 잘 가도록 안내하고 나는 다시 영풍문고로 가서 책을 보다가 집으로 왔다.
저녁 늦게부터 비가 온다고 한다.
내일은 어린이날이데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예보하고 있다.
모두들 집에 잘 들어 갔는지 나는 궁금해서 일일이 전화로 확인도 했다.
한 친구만 통화가 안 되어 소식을 못 들었으나 뒤에 연락이 되어 잘 들어 갔다고 한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다음에 잘 만나자고 약속했다.
오늘은 친구들 만나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었다.
2023. 5. 4. 竹巖 리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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