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쩐지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하며 우울하다.

       竹巖 리드민

 

독하게 추웠던 겨울도 지나가고, 이제는 제법 따뜻한 날씨가 돌아왔다.

지난 2월 4일 입춘이 지난 지가 벌써 한달이 되었고, 우수도 지나갔다.

앞으로 3일후 3월 5일은 경칩이다.

경칩은 24절기중 세번째로 돌아오는 절기로, 개구리가 잠에서 깨는 날이고, 우수와 경칩은 새싹이 돋는

날로서,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라고 한다.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깨어 난다는 것이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 물이 풀리고, 완연한 봄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초목의 싹이 돋아나고, 동면하던 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는 날이다.

 

하지만 어쩐지 내 마음은 외롭고 쓸쓸하며, 우울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허전하다.

나는 항상 명절이 돌아오면 이렇게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으니 왜 그럴까?

나만 그럴까?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 그럴까?

젊어서는 명절이 돌아오면 그렇게도 기분이 좋고, 즐겁고 재미있으며 행복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날이 갈수록 몸은 쇠약해 지고 의지도 약해지고, 매사에 능력도 없어서 나의

일상이 무너져 버리는 것 같아서 너무도 서글프다.

게다가 온몸이 아프고 특히 허리가 많이 아프며, 예상못한 곳곳에 통증이 있으니 약을 복용해도

하등 효과는 없고, 힘만들어 몸이 한계에 이르렀나 생각된다.

그동안 나는 일생을 통해서 5번의 입원치료를 받은 전력도 있고, 그중 수술도 2번이나 했다.

지금은 몸이 너무도 약해져서, 건강을 유지하기가 힘이드는 처지가 되었다.

그래서 몸에 따라 마음까지 약해지는 일상이 너무도 슬프고, 괴롭기만 하다.

건강이 안 좋으니 그저 우울하고 쓸쓸하고, 희망도 없이 허전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심히 애닯고 애처러워 지는 기분만 든다.

 

물론 모두가 건강때문으로 생각은 되지만, 갑자기 나에게 찾아오는 노인성 심리상태 인지도 알수가 없다.

힘이 있고 능력이 있으면 행복도 따라 오겠지만, 마음 마저 늙었으니 자연이 주는 심리 현상도 있을것 같다,

하루 하루가 애처롭고 고달픈 마음이 앞선다.

지난 세월이 아깝고, 그 화려했던 추억들이 나에게 크게 다가오고 있다.

수없이 행복했던 지난 날을 되씹으면서,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세월을 다시한번 엮어보고 싶다.

이것이 곧 바로 나의 인생이고 인간의 역사인지, 나는 하나하나 정리해 보고 자 한다.

몸과 마음을 바로 갖고 오늘까지 살아 온 것이, 나의 인생으로서는 크게 자부심을 갖게 한다.

 

하지만 나같이 초년에 인간적인 굴곡이 심한 사람도, 썩 드물 것이다.

내가 30대 초반에 우리 집안의 기둥이 되시는 두분이 갑자기 1년안에 하늘 나라로 가시고, 나는 이제 막

돌이 지난 아이를 데리고 아버지가 안계신 집안의 장남으로써, 우리 가족을 이끌고 농토를 지키며, 4 명의

동생들을 가르쳐서 앞으로 결혼도 시켜야 하고, 나의 책임은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첩첩산중으로 너무나도 버겁고 힘든 일이라,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앞이 캄캄 해서 절망감이 크게 쌓였었다.

나는 출생은 농촌이지만 주로 도시에서 근무를 해서, 농사일은 문외한(門外漢)이고 홀로계시는 어머님도 모셔야 하는 등 나로서는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지고, 그야말로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그러나 결국은 내가 힘들게 장남의 책임으로 잘 가르쳐서, 다행히 두 남동생들도 모두 잘 되었다.

나는 남자 형제간이 3형제이고 . 여자 향제간은 5형제다.

아버님께서 누님 두분과 여동생 하나는 결혼을 시키고, 결국 내 책임은 남동생 둘과 여동생 둘이 되었다.

바로 아래 남동생은 하늘 나라에 갔지만, 서울에서 간부급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아들과 딸을 두었는데 아들은 경영학 박사로 잘 살고 있고, 막내 남동생은 부부가 서울에서 교직에 근무하다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하나뿐인 아들이 미국 명문대학인 예일대학을 나와서, 지금은 미국에서 아주 잘 되고 잘 살고 있다. 따라서 여동생 둘도 학교를 나와서, 모두 서울에 올라와서 잘 살고 있으나 두 매제들은 모두 하늘 나라로 갔다. 즉 우리 8남매 형제 간중 오직 여동생 하나만 시골읍에서 살고, 모두 서울로 올라와서 주로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잘살고 있는 편이다.

 

까마득한 미래를 바라보며 크게 한탄을 한 것도, 누구나 겪을 수 없는 독특한 인생길이라 생각된다.

드디어 굳은 의지와 신념으로 헤쳐 나온 과거사가, 이제 나의 찬란한 역사로 쓰여져 내려왔다.

인간은 누구나 어려움이 있고 힘든 일이 있다고 본다.

오늘까지 수많은 난관과 역경을 이겨내면서, 힘들게 살아온 삶이 이제야 빛나듯 나에게 말해주고 있다.

잘 참고 견디면서 가족을 이끌어 왔다고, 하나님도 나에게 말해 주는 느낌이 든다.

따라서 행복은 오늘도 마음속에 있으니, 혼자서 조용히 느껴 보라고 하시는 것 같다.

 

지금은 나의 아들들도 모두 잘 배우고 남부럽지 않게 잘 되어서, 남들은 성공했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아들만 셋인데, 큰 아들은 의학박사로 병원장이고, 둘째 아들은 공학박사로 교수로 근무하면서

두 아들 다 사회적인 덕망이 있고, 전문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막내 아들만 미국 택사스 UNT 주립대학에서 박사코스 중에 마지막 왕관을 쓰지못하고,

학업중 좋은 지금의 아내를 만나서, 결혼하고 미국에서 잘 살고 있다.

자부들도 하나같이 일류대학을 나와서, 최고 학부의 지성인의 길을 걸어왔다.

이렇게 모두가 성공하고 잘 되어 잘 나가고 있지만, 내 마음은 텅 비어 있는게 무슨 영문일까?

그래서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도 건강이라 했는가?

노인이 되면 돈보다 건강이 우선이라는 말이 맞는 말인것 같다.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라 했다.

갈때까지 우선 건강하게 살고자 나는 요즘 알부민을 먹고 있고, 마가목 우슬 흑염소 진액도 먹고 있다.

따라서 여러가지 건강 식품들도 아들들이 사다 주어서 잘 먹고 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정해진 운명의 날에 오면 되는데, 무얼 그리 칭얼대고 이것저것 챙기나? 하시겠지만

우선은 가는 날 까지 아프지 않고 지내고 싶은 마음에서 먹는 것이다.

홀로 왔다가 홀로 가는 우리네 인생들 !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 주고 다 내려놓고, 미련없이 털털 털어버리고 맨손으로 가는 날이 가장 행복한

날이 아닌가 싶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욕심없이 착하고, 선하게 살라고 가르쳐 주셨다.

인간의 욕심은 화를 가져오고, 인간을 폐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끝까지 아름답고 고운마음으로 이세상을 하직 하는게, 하나님이 바라는 마음이라 생각된다.

 

친구들도 모두가 하나같이 아프고 힘들어 하고, 이제는 가는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너나 할것 없이 마지막 가는 길만 걷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마음은 하늘을 날고 싶고, 지금도 해외에 나가서 수없이 보고 싶고, 따라서 느끼고도 싶지만

겨우 입만 살아서 중얼대는 노인이 되었으니, 이것이 우리 노인들의 인생인가 싶다.

화려했던 지난 세월이 나에게 무겁게만 느겨진다.

아서라, 모두를 버리고 모두를 내려 놓고, 맨몸으로 갈날만 기다려 보자.

세월이 주는 약만 공손하게 받아서, 마음 깊이 간직하자.

이것이 나의 운명이고 여생이라 생각하자.

 

2026. 3. 2. 竹巖 리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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