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막내 식구들 귀국시, 사용할 유심칩을 사러 갔다가 덕수궁 장욱진 회고전까지 구경하고 왔다.

    竹巖 리드민

 

미국에서 사는 막내아들 식구들이 오면 사용할 아이폰 핸드폰용 유심칩을 사러 갔다.

전에는 유심칩을 취급하는 사무실이 강남역 근방에 있었지만 이제는 시청 앞 북창동으로 이사를 해서

지난번에 한번 찾아가서 위치를 확인하고 오늘은 아내와 같이 간 것이다.

1인당 2개 밖에 팔지 않아서 3개를 구입해야 하기때문에 할 수 없이 아내와 같이 갔다.

점심시간 전에 도착하려고 집에서 11시가 안되어 나갔더니 마침 점심 전에 도착했다.

사무실은 백영 북창동 빌딩 902호에 있으며 아주 깨끗하고 조용한 곳이다.

 

여성 한 분과 남자 한 분이 조용한 곳에서 사무를 보고 있어서 이야기하고 들어갔다.

지난번에 왔던 사람이라고 말하고 D1 한국 실속형 3개를 요청했더니 이름과 주소와

핸드폰 번호를 기재하라고 용지를 준다.

양식에 따라서 다 기입하고 제출했더니 D1 한 개에 3만 4천 원이라고 해서

3개에 십만 이천 원을 지불했다. 그리고 조금 기다리라고 해서 자리에 앉았다.

한참을 기다리니까 유심칩을 주면서 주의 사항도 곁들여 넣어준다.

그러면서 한 달 용으로 다음 달 3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주기도 했다.

 

착하고 선하게 생긴 여성분이 일도 착실히 잘 봐준다.

사무실 안은 너무도 조용하고 온화하고 깨끗하며 마음에 들 정도로 위치도 좋은 곳이다.

나는 여성분에게 아이폰은 어느 것이나 다 사용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유심칩을 받아들고 우리는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사무실에서 나왔다.

아래 1층 길가 주변은 모두가 식당으로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니까 수없이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전철에서 내려서 우리가 들어오는데, 점심을 먹으러 유독 아래 건너편에 있는 한국관 식당만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들어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우리도 북창동에는 식당은 많지만, 그 한국관으로 한번 가보자고 해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니 식사하는 사람들로 그 넓은 식당 안이 꽉 차 있었다.

프라자 호텔 주변에 있는 회사 직원들이 모두 다 몰려들어 온 것 같았다.

 

옆에 앉은 손님께 이 식당이 그렇게 음식을 잘하냐고 물었더니, 아주 맛있게 잘한다고 말한다.

메뉴를 보니까 김치찌게 전문 식당이었다.

우리도 김치찌게를 2인분 시켰다.

조금 기다리니까 반찬이 세 가지 나오고, 참으로 푸짐하게 김치찌게를 가져온다.

빈찬은 가짓수가 적지만 맛은 있었다.

김치찌게는 자리에 앉아서 직접 끓여 먹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밥은 돌 솥밥으로 나와서 뚜껑을 열고 밥을 한 숟가락 떠 먹어보니 참으로 맛이 있었다.

쌀이 좋은지 아내도 역시 밥이 맛이 있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찌게를 끓여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김치찌게가 너무 맛이 있고 분량도 많아서 우리 둘이 어떻게 다 먹지? 하면서 먹었다.

모처럼 맛이 있는 김치찌게를 먹으니, 역시나 우리 한국 음식은 세계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도 좋은 김치찌게로 맛있게 밥을 잘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집에서는 식사를 잘 안 하는 아내도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다음에 아들이 오면 다시 한번 오자고 했다.

이렇게 이곳 김치찌게가 맛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나도 아내도 김치찌게를 좋아하는 편이다.

 

음식을 먹고 계산대에 가서 카드로 계산을 했더니, 우리 두 사람분이 1만 8천 원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결국 1인분이 9천 원이란 뜻이다. 너무도 싸서 정말 다시한번 놀랐다.

점심을 맛있게 잘 먹고 식당을 나와서 전철 입구로 오는 길에 건너편 덕수궁이 보였다.

나는 모처럼 왔으니 덕수궁이나 한번 구경하고 갈까 하고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도 좋다고 해서 참으로 오랜만에 덕수궁을 구경하고자 신분증을 내 보이고

무료입장 티켓을 받아서 안으로 들어갔다.

 

참으로 오랜만에 덕수궁을 간 것이다. 아내도 오랜만이라고 한다.

국립현대 미술관 덕수궁관 앞에 가니 "가장 진지한 고백" 이라는 타이틀로 장욱진 화백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었다.

우리도 한번 들어가 보자 하고 입장했다. 우리는 무료입장이다.

1관부터 4관까지 전시된 작품이 모두 유화 730여 점과 먹그림 300여 점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 내용이 나무와 까치, 해와 달, 집, 가족 등으로 일상적인 친근함을 보여주는 그림이었다.

 

장욱진 화백의 가장 진지한 고백은 네번째 고백으로 나누어 1층부터 2층까지 진열되어 있었다.

1층 1관에는 첫번째 고백으로 "내 자신의 저항 속에 살며" 이고.

2층 2관에는 두번째 고백으로 "발상과 방법 : 하나속에 전체가 있다"이고.

2층 3관에는 세번째 고백으로 "진(眞). 진(眞). 묘(妙)." 이고.

1층 4관에는 네번째 고백으로 "내 마음으로 그리는 그림" 이다.

 

우리는 1층 1관부터 차분하게 2층 2.3관과 다시 1층 4관까지 구경하고 다녔다.

역시나 서울 대학교와 서울시립대에 재직하고 있으면서 여러 가지 작품으로 개인전도 많이 열고

우리 한국 화백의 거장으로 그 명성이 대단함을 엿보았다.

생각지도 안 하고 간 것이 큰 수확을 얻는 뜻있고 좋은 기회라고 보았다.

아내도 너무 좋아한다.

우리 일반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하는 상상력과 표현력이 깃들인 아주 뛰어난 작품들이라고 생각되었다.

오늘은 좋은 구경 많이 하고 다시 전철을 타러 시청역으로 나왔다.

 

인간은 예상 못 한 일들이 이렇게 행복하게 다가오는 일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 막내아들 덕분에 맛있는 점심도 먹고, 좋은 그림 구경도 하고 너무도 좋은 하루가 되었다.

오면서 아들 덕분에 좋은 하루였다고, 우리 부부는 말하면서 전철을 탔다.

아내는 집으로 계속 가고, 나는 용산역에서 내려서 이마트에서 복분자 홍초를 사가지고 왔다.

하루는 이렇게 지나갔지만 매우 기분 좋은 특별한 하루였다고 생각이 들었다.

예상치 못한 미술관 구경으로 장욱진 화백의 면모를 알았고, 우리 한국의 미술역사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넘어가는 계기가 된 하루가 되었다.

행복은 갑자기 이렇게 찾아 오는 때도 있는 것이다.

모두에게 고맙고 감사함을 전한다.

 

2023. 12. 5. 竹巖 리드민

 

<가장 진지한 고백 : 장욱진 회고전>

장욱진(張旭鎭, 1917~1990) 은 한국 근 현대 화단에서 이중섭,김환기, 박수근,유영국 등과 함께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2세대 서양화가이자 ,1세대 모더니스트이다.

지속성과 일관성은 장욱진 그림의 주요한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재료를 가리지 않는 자유로움과 하나의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작태도를 보여주며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현재 알려진 작품들만 헤아려도 유화 730여점, 먹그림 300여점으로 그수가 상당하다. 나무와 까치, 해와 달, 집, 가족등 일상적이고 친근한 몇가지 제한된 모티프만을 평생에 걸쳐 그렸지만 매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또한 서양화를 기반으로 동양적 정신과 형태를 가미하면서도 서로 간 무리없이 일체를

이루는 경우는 장욱진 외에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전시는 1920년에 학창 시절부터 1990년 작고할때 까지 약 60여년간 꾸준하게 펼쳐온 장욱진의 유화.

먹그림,매직펜 그림,판화,표지화와 삽화,도자기 그림을 한 자리에서 조망한다. 장욱진은 그의 화문집<강가의 아틀리에> 서문에서 밝혓듯이 "잘된 것을 위해 뼈를 깎는 듯한 소모"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자유로운 발상과 방법으로 화가로서의 본분을 지키며 자기자신을 소모시켰다. "나는 정직하게

살아 왔노라"라고 당당하게 외치며 "진솔한 자기 고백"으로 창작에 전념했다.

그가 떠난지 30여년이 흘렀지만 그의 그림은 지금도 여전히 세상을 향해 정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가장 진지한 고백 : 장욱진 회고전에서------

 

<<< 장욱진 회고전에 전시된 그림 몇점>>>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 Recent posts